[아는 기자]‘대장동 실무’ 김문기 극적인 심경 변화, 배경은?

2021-12-22 1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대장동 실무지들의 잇따른 죽음, 사회부 이은후 기자 와 살펴봅니다.

Q. 열흘 전, 그러니까 유한기 전 본부장이 숨진 직후에 어제 사망한 김문기 처장과 저희 기자가 통화를 했다면서요?

네, 유한기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했던 날이죠.

지난 10일, 채널A 취재진이 김 처장과 통화를 했는데요.

당시만 해도 "유 전 본부장의 선택 옳지 않다"며 "이럴수록 더 힘을 내고 바로 서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열하루 만인 어제 김 처장도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난 겁니다.

Q. 그러니까 11일 만에 심경이 바뀐 건데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김 처장은 검찰 조사와 공사의 내부 감사로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마지막 검찰 소환 조사는 채널A와 통화 전날인 지난 9일이었거든요.

통화 시점엔 검찰 조사와 관련된 심경이 이미 반영돼 있다고 봐야겠죠.

김 처장은 사망 당일인 어제 오전 감사실에서 중징계 처분 통보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사망 전날인 그제도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했는데요.

그래서 검찰 조사나 감사 결과를 극단적 선택의 직접적 원인으로 결론내리긴 조심스럽습니다.

경찰도 이 열흘 사이 심경 변화의 결정적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고 있는데요.

김 처장의 휴대전화 포렌식 절차도 진행될 걸로 보입니다.

Q. 그래서 사망 배경에 더 관심이 모이는 건데요. 김문기 전 본부장, 실무진 중에는 대장동 사업을 가장 잘 아는 인물이죠?

네. 대장동 개발 의혹의 핵심 인물로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본부장의 측근으로 꼽혀 왔고요.

사업 초기 실무팀장을 맡았습니다.

지난 2015년 화천대유를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1, 2차 심사에 모두 참여 했고요.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을 삭제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죠.

검찰 수사가 임박한 지난 9월 공사에서 이미 퇴직한 정민용 변호사에게 민간사업자 평가 자료를 보여준 사실도 드러났는데요.

공교롭게도 검찰은 어제 정민용 변호사를 재판에 넘기기도 했습니다.

Q. 그런데 사실 충격적인 게 불과 11일 전에 비슷한 역할을 한 유한기 전 본부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었단 말이에요. 공통점이 많아요.

네. 대장동 개발의 전체 구조, 성남시가 사업의 큰 방향을 정하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실무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요.

숨진 유한기 전 본부장과 김문기 처장은 핵심 실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고 실세였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의 지시를 받는 입장이었고요.

윗선의 요구사항와 실무 진행상황을 꿰뚫고 있는 위치에 있었던 거죠.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황무성 전 사장에게 성남시장과 비서실장 등을 언급하면서 사퇴를 압박한 인물이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공통점 더 있습니다.

지난 2015년 화천대유를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심사에 참가했습니다.

당시 심사에 참여한 공사 간부는 3명인데 2명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겁니다.

Q. (필요시) 이제 유동규 전 본부장이 나서지 않는 한 윗선 수사가 쉽지 않아지겠군요.

검찰 기류를 확인해 보니까요.
 
윗선 수사는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기류가 지배적인데요.

이런 의혹을 수사할 때는 핵심 실무자의 '진술'이 중요한데요.

사건 특성상 물적 증거를 찾기 어려울 때가 많고, 윗선의 자백은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월성원전 사건 수사도 처음에 표류하다가 산업부 과장 등 핵심 실무자들의 진술이 나오면서 결국은 청와대까지 수사가 뻗었죠.

하지만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사건은 핵심 실무자들의 잇단 사망으로 중간고리가 끊겨버린 셈입니다.

Q. 야권에서 '최종 윗선'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재명 후보의 반응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이재명 후보는 오늘 언론 인터뷰에서 김문기 처장을 알고 있었냐는 질문에 "성남시장 재직할 때는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지난 2018년 경기지사가 된 이후에야 알게 됐다는 겁니다.

김 처장의 사망에 당시 최종 결재자로서의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일부 지적에 사실상 선을 그은 건데요.

하지만 국민의힘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는 반박 논평을 내고 증거사진까지 첨부했습니다.

2015년 대장동 개발 사업 직전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10박 11일 호주 출장에 동행까지 했다는 겁니다.

문제는 앞으로 검찰 수사를 둘러싼 후폭풍인데요.

검찰 수사 이후 핵심 실무자 2명이 연달아 사망하면서, 특검 도입의 필요성이 더 부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문기 처장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도 잘 취재해주세요. 이은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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